주택화재보험은 꼭 가입하셔야 합니다. 선택이 아니라 필수입니다. 화재보험에 대해 대표적인 오해들을 살펴보고 화재보험이 왜 필요한지 설명드리겠습니다.
다음은 5가지 대표적인 오해들입니다.
- 화재사고는 확률이 적어서 보험 안 들어도 괜찮다?
- 나는 항상 조심해서 불을 내지 않을 자신이 있다?
- 화재사고 피해자가 되면 소송하면 된다?
- 내 집이 아니라서 굳이 왜 화재보험을 들 필요 없다?
- 단체화재보험에 가입되어 있어서 개인적으로 화재보험 가입이 필요없다?
전부 잘못된 생각입니다. 하나씩 설명드려보겠습니다.
1. 화재사고는 발생 확률이 낮더라도 피해규모액은 상상을 초월할 수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화재사고 발생확률이 매우 낮아서 보험가입이 필요없다는 생각을 하곤 합니다. 말씀하신 대로 화재 발생확률은 낮습니다. 연간 대략 4만건 정도의 화재가 발생하며, 여러분이 거주하시는 아파트 화재는 매년 3천건 정도의 수준입니다. [관련기사1] [관련기사2]
그런데 한번 화재가 났을 때, 피해액이 어마어마하게 클 수 있다는 점을 주목해야 합니다. 불이 일단 나면 번지는 것은 순식간입니다. 심지어는 아주 사소한 실수로 시작된 불이 불운이 겹쳐 대형사고로 이어지기도 합니다. 도로 불법주차 차량이나 교통 혼잡으로 소방차 진입이 늦어지는 경우, 화재 현장 주변 가연물질로 인해 피해가 확산되는 경우, 화재방화문을 누군가 열어둔 경우, 스프링 쿨러가 미작동되는 경우 등으로 예상치 못한 불운이 겹쳐 화재 피해규모가 커질 수 있습니다.
2024년 청라아파트 전기차 화재사건 기억하시나요? 지하주차장의 전기차에서 발생한 화재가 스프링쿨러 미작동으로 인해 진압되지 않으면서 대규모 화재가 되었던 사건입니다. 인명피해는 다행히 없었으나 1580세대 중 480세대(대략 1/3 정도)가 피해를 입었습니다. 주차장 차량피해도 컸습니다. 차량 87대가 전소되었고, 783대가 불에 그을렸습니다. 분진, 단전, 단수 등의 문제로 집수리가 완료될 때까지 피해자분들이 집을 이용하지 못하는 것도 감안해야 합니다. 이렇게 발생확률이 작더라도 한번의 화재로 피해규모액은 상상을 초월하게 발생할 수 있는 것입니다. 만약 여러분의 실수로 이런 화재가 났다면, 손해배상 책임으로 한순간에 파산으로 재기불능 상태에 빠질 수도 있는 것입니다.
피해자 입장에서 사건을 경험해보실 수 있도록 제가 실제 사건을 기반으로 소설을 작성해봤습니다. 한번 읽어보시면, 피해자의 입장에서 어떤 느낌이 들지 경험해보실 수 있을껍니다.
2. 대부분의 화재사건이 부주의로 일어난다.
실수로 화재를 내는 경우가 얼마나 많은지 알고 계신가요?
가스불을 켜두고 외출하는 경우, 전기장판을 켜두고 외출하는 경우, 멀티탭에 너무 많은 기기를 연결하는 문어발식 콘텐트 사용 등 살면서 우리가 실수할 수 있는 부분들이 매우 많습니다.
2023년 소방청 화재통계연감 자료를 가져왔습니다. 보시면 대부분의 화재사고가 부주의로 일어납니다.
내 부주의로 사고가 나면, 고의가 아니었다고 하더라도 피해자들에 대한 피해보상을 해주어야 할 법적 책임이 있습니다. 아주 예전에는 실수로 낸 불의 경우에는 피해배상책임이 없었지만, 2009년부터 실화법 개정으로 피해배상책임을 져야 합니다. (실화법이 뭔지 궁금하시면 실화법이란? 글을 읽어보세요.)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내가 아무리 조심을 해도 다른 사람의 실수로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겁니다. 그런 경우에는 화재 발생 세대에게 보상받으면 된다고요? 다음 단락 계속 읽어보시죠.
3. 화재소송? 너무 오랜 기간이 소요되고, 피해액의 일부만 보상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화재 사고로 큰 피해를 입으셨다면 소송을 생각해 보신 적이 있을 겁니다. 하지만 소송은 쉽지 않은 길입니다. 복잡한 절차와 오랜 시간이 소요되며, 그동안의 경제적·정신적 부담은 고스란히 본인의 몫이 됩니다. 증거 확보와 원인 규명이 핵심인데요, 화재 원인에 대한 조사나 전문가의 감정은 상당한 시간이 걸립니다. 소송기간은 1년이 넘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래서 소송 진행중 자비로 피해복구를 우선 해야하는 상황이 됩니다. 소송에서 이긴다고 하더라도 실화법에 의해 상대방이 준 피해액의 절반 정도만 보상받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소송에서 이긴다 해도 가해자가 파산해버린다면, 내 피해금액을 보상받을 방법이 없습니다.
화재보험 가입자라면, 화재피해보상을 보험금으로 즉시 지급 받을 수 있습니다. 화재소송도 직접하실 필요없습니다. 보험회사가 피해자분을 대신해서 싸워주게 됩니다. 든든하죠?
실화법에 대해 궁금하시다면, 다음 글을 읽어보세요.
4. 집주인 뿐 아니라 세입자도 화재보험 가입이 필요합니다.
간혹 화재보험 가입을 분들 중에는 내 집도 아닌데 화재보험을 가입할 이유가 있냐고 하시는 분들도 있습니다. 그리고 집주인이 가입한 화재보험이 자신에게도 보장을 제공하는 거 아니냐며 굳이 본인까지 화재보험을 들어야 하냐고 물어보십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집주인의 화재보험은 세입자에게 전혀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집주인의 화재보험은 집주인의 재산인 집을 보호하는 용도입니다. 세입자 분의 재산을 지키기 위해서는 세입자 명의로 화재보험 가입이 필요합니다.
세입자가 살다가 화재가 발생한 경우, 세입자는 원상복구의 책임이 있으므로 집주인에게 배상책임이 있습니다. 집주인이 관리하는 전기배선과 같은 영역에서 불이 나지 않는 한, 화재 피해복구는 세입자가 스스로 온전히 져야 하는 것입니다.
또한, 세입자의 가구, 가전제품 화재피해를 집주인의 화재보험이 보상해주진 않습니다.
5. 아파트 단체화재보험만으로는 보장이 충분하지 않습니다.
아파트 사시는 분들은 아파트 단체화재보험을 가입하신 경우가 많습니다. 고층 특수건물에 해당되는 아파트는 법적으로 의무가입이 원칙이라 대부분의 아파트는 단체화재보험이 가입된 상태일 것입니다. 아파트 단체보험료는 대체로 관리비에 포함되어 청구됩니다.
간혹 아파트 거주자 분들 중에서 아파트 단체화재보험 가입이 되어있는데, 개인적으로 또 주택화재보험을 가입해야 하느냐고 물어보시는 분들이 계십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아파트 단체화재보험만으론 화재피해보상이 충분하게 이루어지지 않기 때문에 개인 주택화재보험을 가입하시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아파트 단체화재보험은 주로 건물의 공용 부분, 예를 들어 주차장, 계단, 옥상, 놀이터, 독서실 등에서 발생한 화재 피해를 보상하는 담보 중심으로 설정되어 있습니다. 이 보험의 비용은 보통 관리비에 포함되어 있으며, 대체로 3,000원 이하로 저렴한 편입니다.
아파트 단체화재보험으로는 화재사고시 개인 세대의 복구 비용, 개인재산 피해 보상이 아주 적을 수 밖에 없습니다. 심지어는 아예 보상이 없는 경우도 많습니다.
우리 집 재산을 지키기 위해서는 개인 주택화재보험에 반드시 가입하셔야 합니다.